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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을 한다는 것은 매년, 어쩌면 매달 바뀌어 가는 새로운 기술∙시장∙삶의 변화에 맞추어 끊임없이 서비스가 제공될 환경을 분석하고, 서비스와 함께 성장해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점이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배민 기획자의 일’ 中
책 ‘배민 기획자의 일’을 읽다 보면 PM(Product Manager)의 매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았는데요. 그 중 한 문장을 가져와 봤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공감하시나요?
이번 글은 PM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그리고 예비 PM 분들도 궁금해하실 이야기들을 묶은 책 ‘배민 기획자의 일’을 쓰신 PM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우아한형제들 PM은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하셨던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0. 이야기 나눌 우아한형제들의 PM 분들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우아한형제들에서 맡고 있으신 역할과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리) 배민공통서비스기획팀에서 배민앱 실행 후 보이는 첫 번째 화면인 메인홈을 담당하고 있어요.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한 지는 3년 정도 되었는데 전반부엔 로봇 배달 서비스를 담당했고, 후반부부터 쭉 배민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윤) 저도 책을 쓸 당시에는 가게노출 담당이었는데 지금은 배민공통서비스기획팀에서 알림센터, 찜 등의 공통서비스 기획을 담당하고 있어요.
(후정) 어느 회사에 가도 회사 분들과 잘 노는 건 자신 있는 소셜라이프 만랩 PM 이후정입니다.
PM/PO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부터 기획일을 시작해서 휴대폰 소프트웨어/하드웨어 UX부터, 이커머스, 여행플랫폼 기획을 하다가 우형에 왔어요. 책을 쓰던 시점에는 배민앱 주소와 이벤트 플랫폼 쪽 일을 하고 있었고 지금은 가게목록/가게상세/광고상품 관련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유진) 팀에서 막내를 맡고 있는 대표 MZ였지만 현재는 찐 MZ분에게 막내의 왕관을 물려주었습니다.
배민앱 메인홈 지면을 담당하다가 지금은 배민공통서비스기획팀에서 공통지면(찜, 알림센터, 공통내비게이션 등)의 도메인을 맡아서 기획하고 있습니다.
(상운) 여행 플랫폼 기획을 오랜 기간 했는데, 배달 플랫폼 서비스는 배민에서 처음 접했어요. 현재 프로모션(이벤트)과 주소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기획 업무라는 게 플랫폼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큰코다쳐가며 깨닫고, 새로운 플랫폼과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세지) 배달의민족 앱 사용자 서비스를 꽤 오랫동안 담당하고 있는 최세지라고 합니다. (언제부터 배민앱을 담당하게 되었는지는 책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찡긋).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게다가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오랫동안 사용자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혜인) 책을 쓸 당시에는 메인홈 PM으로 메인 개편을 담당했었는데 인터뷰하는 지금은 신사업 팀에서 ‘배민우리동네’ 프로덕트를 담당하고 있네요!
배민우리동네는 동네 안에 있는 헬스장, 뷰티샵, 체험시설 등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를 탐색하며 방문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프로덕트의 시작과 성장을 함께 하게 되어 설레면서 긴장되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배달의민족 앱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위치에서 각자 힘 쓰고 있는 걸 알 수 있는 자기소개 같아요.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01. 나에게 PM이란?
우아한형제들에서 PM으로 업무를 하고 있는데, PM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유진) 처음에 마케팅팀으로 입사해서 이벤트페이지를 기획하는 업무로 시작했는데, 페이지 기획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PM이라는 직업이 그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에 개발자분들과 소통하는 기획자에게 앱 기획 업무가 주어졌어요.
앱/웹 기획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PM으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세지) 저는 관련 전공이 컴퓨터, 디자인, 기획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는 융합과를 졸업하면서 자연스럽게 PM 업무를 하게 되었어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들을 좋아하는데, 그 당시 화면을 설계하고 정책을 짜는 것들이 재미있더라고요.
이 직무가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후정) “라떼”는 PM/PO 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디자인 관련 전공을 했으나 막상 실무로 디자이너를 하기엔 조금 부족했던 저는 어쩌다가 딱 조건에 맞는? UI 기획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었습니다.
당시엔 이런 직군이 정말 없었는데 운이 좋았다고나 할까요… 하하하.
일을 하다 보니 제가 일하는 포지션이 점점 구체화가 되고 유명해지는 것이 신기했어요.
(정윤) 스타트업에서 창업멤버로 전략기획/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이해하기 쉽게 요구사항들을 그리고 쓰고 작업물을 검수하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획이라는 걸 하고 있더라구요.
내가 낸 아이디어가 사용자 경험에 반영되고, 성과가 보이고, 또 이어서 개선할 게 보이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고 보람이 되어서 그 이후부터 나는 ‘기획자’로 밥 벌어 먹고 살아야겠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
(혜인) 저는 커리어를 마케터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고객이 겪는 실제 문제상황에 공감하고, 프로덕트를 개선했을 때 보람과 뿌듯함을 느끼게 되어 지금까지도 PM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책 속에 PM이 되기까지의 과정들이 더 자세히 나와 있어요
(상운) 커리어를 웹디자이너로 시작했기 때문에 기획으로 전향하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다만 객관적으로 제가 가진 성향이나 능력을 봤을 때 디자인보다 기획 관련 업무를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기획 업무를 하게 될 기회가 있었고, 이후에는 기획자로 살게 된 것 같아요.
(유리) 저는 10대 때부터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지 고민하고, 또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겼던 것 같아요.
매년 무언가를 만들고 있고, 아무것도 만들지 않은 해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PM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PM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마케팅, 디자인,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PM을 시작하는 것 같더라고요.
특정한 전공을 해야만 PM이 되는 것은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PM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생각해 보니 저도 컴퓨터공학, 통계를 전공했었네요 ㅎㅎ)
PM으로 일 하면서 기억에 남는, 보람 있던 순간들도 있을까요?
(정윤) 제가 낸 아이디어가 과제화 돼서 오픈했는데 그 기능을 정말 잘 쓰고 있다는 사용자의 후기를 볼 때요!
이 맛에 기획자 하지….늘 생각합니다.
(유진) 저도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주변인들이 잘 사용해줄 때 또는 알아봐 줄 때 보람을 느꼈어요.
오픈하는 직전까지도 의심했던 적이 많거든요.
(세지) 입사 초기에는 제가 만든 기능들을 제 가족과 제 친구들이 잘 쓸 때 보람 있더라고요.
한 번은 배민앱을 디자인 개편한다고 했는데 QA 이슈가 너무 많아서 새벽 4시에 배포를 했어요. 다들 새벽 4시가 되었는데 배포를 하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달리더라고요. 그 순간 이런 동료들이랑 같이 일하는 저는 참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혜인) 서비스를 잘 써주시는 고객분들의 피드백과, 서비스 개선 이후 향상되는 지표를 보면서 뿌듯함을 느껴왔는데 사실 고객 만족은 너무 당연한 것 같고. 이제는 함께 일하는 동료분들에게 ‘일 잘한다’ 혹은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말을 듣는 것이 보람되는 것 같아요.
(후정) 맞아요. 나 자신은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프로젝트 하고 나서 같이 일하셨던 분들이 칭찬을 해주실 때 정말 뭉클한 것 같아요.
(상운) 항공 메타서치 서비스를 수개월간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출근 시간 북적이는 지하철 안에서 제 앞에 서 계신 분이 저희가 만든 앱을 통해 항공권을 검색하는 모습을 봤을 때 매우 신기하면서도 기분 좋았습니다. 그때 기억이 선명한데, 마치 제가 사회의 일부로써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는 뿌듯한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기획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를 실제로 존재하고, 그 모습을 우연한 기회에 제 눈으로 확인한 것이, 매우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고생한 프로젝트들이 세상에 나오고, 주변에서 잘 사용하고 있거나, 내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의 뿌듯함은 남다를 것 같아요.
반대로 항상 순탄치많은 않았을 것 같은데, PM으로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어떤 상황들이 었나요?
(혜인) 프로덕트 개선이 고객 문제 해결을 위해 이루어질 때가 많지만, 때로는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사업 목표와 고객 기대가 충돌될 때 양쪽 모두 만족할만한 솔루션을 내는 과정이 고통스러운 것 같아요.
물론 그만큼 좋은 솔루션이 나오면 뿌듯하기도 하지만요.
(유진) 저는 명확한 답이 없는 상황에서 근거를 가지고 여러 명의 작업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항상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데이터, 사업적 관점, 유저의 사용성, 리소스효율 등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서 방향성을 정해야 하고, 확신을 가지기가 어려운 순간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후정) PM 업무 특성상 문어발처럼 일해야 되는 순간이 많아요. 확실히 문 닫고 혼자 열심히 집중해서 작업하는 것과 아주 아주 먼 직업이죠 ㅎㅎㅎ
가장 싸한 순간들은 공통적으로 제가 무언가를 “누락”했을 때 였던것 같아요.
챙겨야될 체크리스트 들 중 하나를 빼먹었다던가, 유관부서 한 명을 까먹고 메일을 발송했다던가…그래도 한번 까먹었던 경험이 있던 건 저의 데이터베이스에 쌓아서 다음엔 까먹지 말아야 할 리스트에 들어가곤 하니..
연차가 쌓이면서 조금씩은 나아져 가는 것 같아요.
(상운)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소통’이 아닐까 싶은데요.
생각을 정리하고, 문서를 만들고, 설득하는 과정이 우리 일이라면…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종종 개발 관련 지식이 부족해 개발자분들과 소통이 원할지 못할 때도 있었고, 디자이너분들과 의견이 달라서 힘겹게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도 있었어요.
영업 또는 사업, 마케팅 부서의 요청에 의해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면 이러한 유관부서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듣고 반영된 것을 공유하며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런 소통이 서툴러서 몸과 마음이 고생했던 기억도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세지) 상운님 말처럼 아무래도 서로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렵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각자가 희망하는 기획, 개발, 디자인 방향도 있을 것이고 꼭 개발해야 하는 스펙도 다 달라서 이를 하나로 조율하는 과정이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후정 님처럼 무언가를 ‘누락’했을 때, 등골이 정말 오싹했던 순간들이 생각납니다. 하하
그리고 마지막에 세지 님이 말처럼 목표를 위해 필수로 개발해야 하는 스펙들이 이해관계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서,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이 글을 읽고 계신 PM분들도 공감 가는 상황들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내가 생각하는 PM이란? PM은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세지) 혹시 메타몽 아시나요? 메타몽은 어느 포켓몬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PM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각 조직과 프로젝트에서 요구하는 PM의 모습이 다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 무엇보다 유연함이 중요한 직무라고 생각해요.
PM의 매력도 여기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유진) 강형욱,백종원,오은영,PM 레츠고! 4대 해결사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여러 부서의 요구사항을 받으며 함께 고민하는 대화를 할 수 있고, 결국 최종적으로는 모든 정보를 조합했을 때 가장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직군이라고 생각해요. 꼬여있던 서비스의 문제들을 해결했을 때 쾌감이 매력적이죠.
(정윤) PM은 말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시간을 투자하고 돈을 쓸 만큼 매력적으로 프로덕트를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PM의 매력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심리적, 기술적으로 무궁무진한 접근법을 구상해보고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 같아요.
(후정) 흩뿌려져 있는 것들을 잘 주워담고 정리정돈해서 하나의 완성품으로 내놓게 하는 게 PM 인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 만나서 수많은 대화와 변수에 부딪혀 보면서, 불확실한 것들을 하나씩 부러뜨려가는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게 PM의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또 PM은 프로젝트에서만큼은 절대로 조용히 구석에 있을 수 없는, 직업적 인싸가 아닐까 싶어요! 인싸를 추구한다면 좋은 직업 아닐까요? ㅋㅋㅋ
(혜인) “엄마” 같아요. 저희끼리 PM 분들을 우스갯소리로 ‘정렬필터 맘(엄마)’, ‘배민1 맘’, ‘메인홈 맘’ 이라고 부르거든요.
프로덕트의 시작부터 고객/비즈니스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제품으로 성장시키기까지 프로덕트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살피고, 잘 자랄 수 있도록 가장 예민하게 살피는 사람이 PM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협업을 통해 주변 동료들로부터 다양한 심미적, 기술적 솔루션을 배우고, 그것을 또 프로덕트에 적용해보면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운) 제가 생각하는 PM은 ‘소통을 담당하는 사람’ 이에요.
PM 혼자서 서비스나 기능을 만들어낼 수는 없어요. 주변 동료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기도 해요. 비단 회사에서의 소통만 담당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사용자와의 접점에서도 소통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기능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과 노력이 필요해요.
과정과 관계를 조율하고 결국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PM이 하는 일이고, 이것이 PM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리) 생각하고 상상하는 사람, 사람들이 일상을 보내는 패턴을 바꾸어 내는 사람들 인것 같아요.
얼마 전 이주하여 영국에서 3년째 공부하고 일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는데요. 그곳에서의 일상의 모습이 다르면서도 이곳에서와 똑같은 부분들이 많다는 이야길 하더라고요.
앱으로 택시를 부르고, 음식을 배달해 먹고, 물건을 주문하는 일들이 어디서나 일상이 되었다는 대화를 나누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이제 아시아/미국/유럽 할 것 없이 익숙한 생활 패턴이 되었다는 게 정말 재밌었어요.
이러한 삶의 패턴을 바꿀 지점을 결정하고, 방향을 설정하고, 디테일하게 진행하여 0을 1로, 다시 X100으로 만들어내는데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신기하게 다들 다르게 표현을 해주셨어요.
메타몽, 해결사, 지휘자, 관리자, 엄마 등 정말 여러 수식어가 다 어색하지 않은 것이 PM인 것 같아요!
이번에는 PM들이 직접 쓴 “배민 기획자의 일” 책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02. 우아한형제들 PM들의 실제 이야기 ‘배민 기획자의 일’
저는 책을 읽으면서 ‘PM들이 읽으면 좋겠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배민 기획자의 일’은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배민 기획자의 일” 책 표지
(후정) 첫 번째로는 기획자가 되고 싶거나, IT 업계에 취직하고 싶은 취준생/학생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기획자가 되는 법, 기획서 쓰는 법, 면접에 붙는 법을 가르쳐 주진 않지만, 이쪽 업계나 직군을 꿈꾼다면 실제 기획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미리 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스타트업” 처럼 설탕이 발린 비현실적인 버전 말고 진짜 우아한형제들이란 회사에서 기획자로 일하면 매일매일의 삶이 어떻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일하게 되는지를 알 수 있으니까요.
두번째로는 동료 직장인분들인데, 회사생활 다 똑같구나 라면서 공감을 이룰 포인트가 많을 것 같아요 .
특히나 동종 업계의 분들은 격하게 공감을 하실 내용들이 있을거고, 조금은 먼 업계의 분들은 색다른 사무실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혜인) 1~3년 차 정도의 저연차 PM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사수가 없는 회사에서 성장에 대한 고민, 동료와의 관계, 이직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이 생기게 되는 시기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분들이 보시면 옆자리 동료의 이야기처럼 공감하며 편안하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지) 저도 PM 업무를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었어요.
공감 가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연차가 쌓이면 PM은 이런 삶을 살겠구나라고 미리 엿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PM 5년 차 직장인 브이로그의 책 버전이랄까요?
PM 직무에 관심 가는 분이라면, 그들의 직장인 라이프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진) 아무래도 같은 업계에서 비슷한 고충을 겪고 계신 분들도 가볍게 공감을 하며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업계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PM들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기에 잔잔한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유리) PM을 이해하고 싶은 개발자/디자이너/사업/운영 담당자분들께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정윤) 저는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주시는 고객분들도 읽어 본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냥 한 끼를 배달시켜 먹는 서비스에 이런 다양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런 사람들이 만들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어서요 ㅎㅎ
그리고 ‘IT 서비스 기획자’라는 직업군에 대해 막연한 동경과 환상(?)이 있는 취준생들에게도 회사생활에 대한 생동감 있고 현실적인 프리뷰가 되어줄 수 있는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일독을 권해 드리고 싶네요.
(상운) 저는 ‘이직’에 대해 고민하거나 자신의 커리어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쓰긴 했는데, 결심과 생각을 실행하는데 작은 단초라도 되었으면 좋겠네요! 위에서 다들 말씀해주신 것처럼 기획이나 PM 업무 초년을 지내는 분들이나, 경력이 있는 분들이 자신의 경험에 비춰보며 읽어주셔도 재미있게 읽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PM, 동종업계,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까지 각자 생각하셨던 독자 스펙트럼이 다양하다고 생각됩니다.정윤 님 얘기처럼 고객분들이 읽어보셔도 흥미롭지 않을까 싶어요.요즘 YouTube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장인 브이로그를 책으로 읽는다는 것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그리고 마지막 상운 님의 이야기는 이직을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기획서가 아닌 책을 쓰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을까요?
업무 후, 세미나방에서 함께 원고 퇴고 중인 PM들
(상운) 각자의 원고를 프린트해서 돌려 보면서 수정했던 때가 아닐까요?
업무를 마치고 빌린 세미나 방에 모여서 프린트한 원고를 돌려보면서, 원고마다 각자의 생각을 조금씩 적기도 하고 틀린 부분을 수정해주기도 했는데, 과정 중에 꽤 많이 웃었던 것 같아요.
(유진) 맞아요. 처음 스터디룸을 잡고 퇴고를 하던 날이 기억에 남는데, 각자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처음으로 공유하는 날이었고 서로 읽어보면서 책의 핏과 방향성도 맞춰보는 과정이 재밌었어요.
(유리) 책 탈고하기 직전 작업이 재밌었어요. 구글 docs에 있던 줄글들이 책의 모양새를 하고 모습을 드러내니 신기하더라고요~ 서비스 기획 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퇴고 중 발생한 장애로, 함께 장애대응 중
(세지) 아참, 퇴고할 때 갑자기 장애대응을 하게 된 순간이 있는데, 퇴고 하다가 모니터 앞으로 튀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보통 전화나 허들로 하고 있어서 오프라인에서 같이 만나서 장애 대응하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다들 긴장하면서 장애 대응하는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유진) 모두 같은 팀이었다 보니 그날 장애가 나서 장애대응도 하게 된 것도 지금은 추억이네요.
(혜인) 다 같이 석촌역 주변 지하 코웍스페이스에 모여서 글을 돌려보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메모하고 있는데 갑자기 장애가 발생했었죠. 그때 세지님과 정윤님과 함께 갑자기 노트북 열어서 장애 대응했던 순간이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웃펐던..)
(정윤) 맞아요, 저희 장애 터진 날 피드백 쓰다 말고 장애 처리하던 기획자스러운 에피소드도 잊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ㅎㅎ
답변 내용을 보니, 기획서 -> 책으로 변경되었을 뿐 책을 쓸 때도 결국 PM처럼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과정들이 비슷한 것 같아요(장애는 잘 마무리 된 거겠죠? ㅎㅎ).
기획서 작성하기 vs 책 쓰기, 느낌이 비슷하면서도 다른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책 쓰는 것도 PM처럼! 아이데이션 잼보드
(정윤) 저는 기획을 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책은 내 이야기를 쓰면 되지만 서비스기획은 의도와 반응을 가늠하기 어려운 불특정 다수 사용자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니까요.
그런데 서비스는 실행과 평가를 반복하면서 계속 고도화해나가면 되지만 책은 한번 출간하면 내용을 수정하기 힘들다는 면에서 책을 쓰는 게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하네요…ㅎㅎ
(후정) 글을 쓸 때는 뭔가 적절하게 “feel”을 받게 되면 (영어표현으로는 in the zone이라고도 하죠) 정말 물 흐르듯이 술술 써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기획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기획과 달리 글쓰기 할 때는 여기저기 검토와 협의 없이 죽죽 진도를 뺄 수 있기도 하고요 하하하
(혜인) 책을 쓰는 게 더 어려웠어요.. 기획서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기능을 명시한다’는 목표가 명확해서 큰 틀만 벗어나지 않게 객관적으로 쓰면 어렵지는 않거든요.
(유리) 너무 다르지만, 또 비슷한 점도 많았던 것 같아요.
타겟 독자 군을 선정하고, 책 기획서/투고 제안서를 쓰는 과정을 보면서 프로덕트 매니징과 프로젝트 매니징은 역시 제너럴 스킬이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쓰는 것도 PM 처럼! 일잘알이신 멤버분들께서 책 출간을 위한 마일스톤과 실행계획을 착착 세워나가시는 걸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질문을 하면서 당연히 책 쓰는 것이 어렵다고 100%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고요 ㅎㅎ
유리 님이 얘기한 과정들을 보니 책을 쓰는 과정도, PM의 성향이 묻어나게끔 착착 진행하지 않았나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03.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 어떤 기획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유진) 함께 일했을 때 즐겁고 재밌게 일할 수 있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쉽지 않은 상황들도 많고 조율이 필요하거나 포기를 해야 되는 순간들도 많이 생기는데, 그때마다 웃으면서 농담도 하고 즐겁게 해결해나가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혜인) 그동안은 1에서 100으로 성장시키는 일만 쭉 해왔었는데요. 올해 2월부터는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팀에 합류해 0에서 1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로덕트를 밑바닥부터 고민하고 출시하는 것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이라 무엇부터 해야 할 지, 어떻게 해야 할 지, 굉장히 헤매게 되고 매번 불확실하더라고요. 하지만 프로덕트를 만드는 동료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하나씩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일에 항상 도전하면서, 스스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정윤) 아직 백오피스쪽 기획을 접해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공통서비스기획팀으로 옮겨오면서 커머스 & 푸드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어드민을 기획 할 기회가 생겼거든요. 앞뒷단을 잘 이해하고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완성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세지) 이런 질문을 저도 면접 때 많이 하는데요. 어떤 서비스, 도메인을 맡든 간에 다 항상 더 나은 것을 만들고 있다는 확신이 있는 기획자였으면 해요.
(상운) 현재 담당하고 있는 프로모션 시스템과 주소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조금 더 편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현재 제가 속한 팀의 중요한 미션은 ‘연결’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푸드와 커머스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데 있어서 저는 프로모션과 주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팀의 미션을 이뤄가는데 제가 담당하는 서비스가 작게나마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답변을 들으니, 여러분의 1년 뒤 / 3년 뒤 / 5년 뒤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끝으로 위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거나,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드디어 나온 책 인쇄의 순간
(후정) “배민 기획자의 일”은 배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배민에서 일하는 기획자들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가 본 내용입니다. 그래서 취업을 준비 중이신 분들도, 이미 어딘가에서 회사에 다니고 계시는 직장인분들도 한번 읽어보시면 감정적으로 얻어가시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돼요! 많이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유리) 배민에만 있는 독특한 리더십과 업무 진행하는 방식이 흥미롭다고 생각해서 관련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에 담긴 이야기는 티져/인트로 느낌이라 더 찐한 이야기들이 궁금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온/오프라인 어떤 식으로든 만나서 이야기하고 교류하고 싶어요~
(세지) 쓰고 싶은 주제가 너무 많아서 적은 지면에 함축적으로 내용을 실었어요. 그래서 그때의 상황을 담아서 더 자세하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타겟이 사회초년생이다 보니 조직장이 된 이후의 레슨런드에 대해서는 길게 다루지 못했는데, 이런 부분은 제 개인 회고록에 잘 쌓아두겠습니다.
(혜인) 이 책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모든 PM 분들 화이팅입니다!
오늘도 프로덕트를 위해 열심히 일한 PM 여러분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든 분께 존경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리스펙!)
이렇게 우아한형제들 PM 분들과의 인터뷰를 해보았는데요.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던 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다 담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PM 분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배민 기획자의 일’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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