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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AI프로덕트팀 오혜진, 검색프로덕트팀 이지혜

생성일
2024/06/14 05:11
태그

GPT

2023년 2월, OpenAI에서 개발한 ChatGPT의 등장으로 ‘생성AI’에 대한 관심이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인간과 유사한 대화가 가능해진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AI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회사에서 이것이 단순한 유행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실제 비즈니스에 어떤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채팅을 통해 GPT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ChatGPT 서비스를 벗어나서 생각했을 때 GPT 기술 자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생소했고, GPT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 어떤 태스크를 수행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GPT 모델을 서비스에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보려고 했습니다.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어떤 효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GPT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대규모 언어 모델의 한 종류를 지칭합니다. GPT 모델은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로 사전학습되어, 주어진 텍스트의 패턴과 맥락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죠. 이러한 GPT의 특성을 고려하여 저희는 우선 배달의민족 서비스에 축적된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에 주목했습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GPT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우아한형제들 프로덕트경험분석팀의 사용자 조사 결과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배민 앱 사용자의 상당수가 메뉴나 가게를 미리 결정하지 않은 상태로 앱을 방문한다는 인사이트를 확인한 것이죠. 절반 이상의 사용자가 메뉴만 결정한 상태로 앱을 이용하고, 1/3 정도는 메뉴와 가게 모두 정하지 않고 앱에 접속한다는 조사 결과는 저희에게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만약 GPT를 활용해 먹고 싶은 메뉴에 맞는 가게를 추천해 줄 수 있다면 어떨까요? 나아가 아직 뭘 먹고 싶은지조차 정하지 못했다면, 메뉴 선택은 물론 가게 선택까지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는 이 질문에 주목하며 GPT 활용 방안을 구체화해 나갔습니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사용자의 메뉴 및 가게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정보로는 ‘사용자들의 평가’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실제 그 가게의 음식을 주문해 먹어본 사용자들이 남긴 리뷰 데이터는 사용자 의사결정에 큰 참고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리뷰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이슈를 고려해야만 했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정보 보호와 지적재산권 문제를 꼼꼼히 체크해야 했습니다. 부적절한 개인정보 노출이 없어야 했고, 권리 침해 소지가 있는 내용은 반드시 필터링되어야 했죠. 이를 위해 개인정보 문제로 차단된 리뷰 데이터는 아예 제외하고, 활용 가능한 리뷰도 추가적인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렇게 전처리한 리뷰 데이터를 GPT 모델에 입력했습니다. GPT는 리뷰 텍스트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가게 및 메뉴 관련 정보를 추출하여, 추천 가게 목록의 제목과 설명을 생성하는 역할을 담당했죠. GPT가 생성해낸 콘텐츠는 다시 한번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법적 이슈 없이 안전하게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검토를 바탕으로 GPT를 다시 교육시켜서 작성된 문장들을 검수하도록 했습니다. 표시광고법상 문제가 되는 표현이나 배민 서비스에 노출되지 않아야 할 문장은 수정하고, 보다 배민다운 문장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봇이 탄생한 거죠.
한편, GPT를 활용한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깊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GPT를 대화형 에이전트처럼 구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는 기술적 한계와 사용자 기대치 관리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어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뚝딱이’라는 친근한 캐릭터를 도입하여, 마치 이 AI 캐릭터가 사용자에게 직접 말을 걸면서 메뉴를 추천하는 것처럼 연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여러분이 메뉴뚝딱 AI 화면에서 만나실 소개 문장은 모두 GPT가 생성한 것이랍니다.

뚝딱이가 여러분에게 메뉴를 추천합니다

약 3개월간의 개발과 테스트를 거쳐, 드디어 GPT 기반 추천 서비스가 배민 앱에 적용되었습니다. 검색어 제안, 검색 결과, 검색 홈, 서비스 홈과 배민배달 카테고리 목록 등 여러분이 자주 찾는 다양한 지면에서 메뉴뚝딱AI를 만나실 수 있게 되었죠.
GPT 도입 이후 메뉴 추천을 넘어, 개인화된 맞춤형 추천으로까지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평소 자주 찾는 메뉴나 선호하는 가게 스타일을 학습하여, 명확한 선호를 표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만족도 높은 추천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부분은 현재 우아한형제들 추천프로덕트팀을 중심으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니 좋은 결과를 기대해 주세요.
GPT를 활용한 메뉴 추천 서비스 개발은 단순한 기술 실험에 그치지 않는 의미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을 서비스에 실제 적용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지적재산권 이슈 등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생성AI 기술을 고객 가치 창출과 비즈니스 혁신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죠.
특히 GPT 기반 추천 서비스가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접점을 고민했고,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직접 입력하는 검색 영역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사용자들이 메뉴나 가게 이름을 검색창에 입력하는 순간, GPT가 분석한 리뷰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추천 결과를 즉시 제안할 수 있도록 경험을 설계했습니다.

검색에서의 메뉴 추천

배민 검색의 목적은 고객이 본인이 원하는 메뉴를 신속하게 찾아 주문 완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GPT 기반 메뉴 추천이 검색 전반의 과정에서 여러분의 선택과 주문을 보조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검색어를 입력하는 순간, 내가 입력한 검색어와 연관된 GPT 추천 콘텐츠가 서제스트로 펼쳐집니다. "치킨"이라고 검색하면 "바삭한 치킨", "매콤한 치킨", "숯불향 치킨" 등 다양한 취향의 치킨을 파는 가게들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다소 모호한 검색어였던 "치킨"에서 내 취향을 좀 더 정확히 반영한 "00한 치킨"으로 선택의 폭을 좁혀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직접 주문한 사용자의 리뷰 텍스트를 분석한 정보로부터 가게와 메뉴를 추출해서 생성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더욱 신뢰할 수 있을 거예요.
혹시 빠른 타자실력으로 이 서제스트를 발견하지 못하고 검색결과로 오셨나요? 이런 분들을 위해서 검색결과 화면에서도 GPT 추천 콘텐츠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검색결과 “배달” 탭 상단에서 검색어와 연관된 GPT 추천 리스트를 보실 수 있는데요. 이전까지 배민 검색은 가게나 메뉴를 찾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GPT 추천을 통해서 자신의 상황이나 맥락에 맞는 검색 결과까지 추천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한 주의 끝이자 신나는 주말의 시작인 금요일에 어울리는 메뉴를 찾고 싶다면 배민 검색에 "금요일"이라고 검색해보세요.
당 떨어지는 오후시간에 달달한 무언가가 필요하세요? 검색창에 "달달한 메뉴"라고 검색해보세요. 불금에 어울리는 메뉴, 달달한 메뉴를 갖춘 추천 가게들이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검색에 진입하는 사용자는 뚜렷한 검색 목적을 가진 고객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상 외로 많습니다. 전자의 경우 어떤 검색어를 입력할 것인지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검색어를 입력하지만, 후자의 경우 검색어를 정하지 못해서 "무엇을 검색할 것인지"에 대해 추가로 탐색이 더 필요한데요. 이런 사용자를 위해서 검색의 첫 시작인 검색홈에서는 검색 시점에 어울리는 GPT 가게 목록 추천을 보여드립니다. 아침에 어울리는 해장음식부터, 오후에는 동료들과 먹을 수 있는 간식, 저녁에는 육아퇴근하고 시키기 좋은 메뉴 등을 추천해드리고 있어요.

앞으로 우아한형제들은 생성AI와 이렇게 일해보려고 합니다

메뉴뚝딱AI 서비스를 통해 저희는 생성AI 기술을 배민 서비스의 여러 곳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성급한 확장보다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생성AI 기반 서비스 개발에 접근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기술 검토, 리스크 검토, 품질 평가, 가드레일(인공지능 서비스의 오용이나 악용을 막기 위한 안전조치) 구축 등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새로운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제안되면, 생성AI 모델을 사용해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합니다. 어떤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지, 기대 효과는 어느 정도일지 등을 따져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가늠하는 거죠. 이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사내 기술이나 오픈소스 솔루션도 함께 탐색하여, 최적의 기술 조합을 찾아갑니다.
프로젝트 진행이 확정되면 리스크 검토를 필수적으로 수행합니다. 모델의 입력값과 프롬프트, 모델 자체, 출력값, 그리고 서비스 전반에 걸쳐 발생 가능한 리스크 요소를 샅샅이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수립합니다. 특히 보안과 프라이버시, 서비스 취약점 등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철저히 점검해 나가고 있습니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UX 라이터,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등 도메인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모델의 결과물을 검토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여, 사람의 감수성과 전문성이 AI의 결과물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나아가 전문가가 직접 생성한 데이터와 AI 생성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평가 과정도 진행하여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도모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가드레일 구축을 통해 생성AI 서비스가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입니다. AI 서비스가 배달의민족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핵심 가치나 원칙을 위반하지 않도록 설계 단계부터 점검하고, 유해 콘텐츠 생성 방지, 환각 현상 방지 등을 위한 기술적, 정책적 장치도 마련해 두려 합니다.
생성AI는 매력적인 기술인 만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그에 따른 우려와 책임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기술의 힘을 빌려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전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나 부작용도 경계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우아한형제들이 만들 생성AI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 기대해주세요!
※ 메뉴뚝딱AI가 탄생했던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작년 우아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