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의 B마트 서비스는 고객님이 주문한 상품을 물류센터를 통해 문 앞까지 배달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센터 관리, 간선 운송 관리 등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지난 2024년 3월 물류플랫폼 TMS(운송관리시스템)가 ‘배차 시스템화 프로젝트’ 오픈과 함께 대대적으로 개편되었습니다. 기술블로그를 통해 TMS의 탄생부터 현장에서 사용되기까지 지난 1년간 저희가 진행했던 노력과 성과, 그리고 배운 점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1. TMS와 탄생 배경
TMS란 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의 약자로 한글로 직역하면 운송관리시스템이에요.
TMS는 우아한형제들의 물류센터로 상품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에서 배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배차 담당자, 운송사, 차량 기사님 등이 TMS의 주요 사용자랍니다.
인천 기지 오픈
지난 2023년 5월 우아한형제들의 새로운 중앙 물류기지인 인천기지가 오픈을 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위탁 운영 방식이 아닌 우아한청년들이 직운영 하는 방식으로 배차 관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센터 간 운송을 위한 배차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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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청년들 중앙물류기지 소개 글: 기지(wit)가 발휘되는 물류 기지(Base)
출처: 우아한청년들 공식 홈페이지 – 중앙물류기지에서 피패킹센터로 이동을 위해 상품이 담긴 롤테이너를 운송 차량으로 옮기는 중
중앙물류기지란?물류기지에서는 상온, 냉장, 냉동의 상품을 입고 받아 보관 및 관리하며, 각 피패킹센터로 상품을 공급합니다.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정확한 분류와 전달을 통해 피패킹센터가 언제나 고객 앞에 스탠드바이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피패킹센터란?도심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피패킹센터(Picking & Packing Center)에서는 물류기지에서 상품을 받아 보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정확하게 피킹 및 패킹(포장)하여 라이더가 배달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2. TMS 오픈, 왜 안써요..?
인천기지 오픈에 맞추어 기본적인 배차 기능을 제공하는 신규 물류플랫폼 TMS를 오픈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는 TMS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용률 0%… )
처음에는 새로운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못 쓰고 계신다고만 생각했고, 몇 가지 현장 요구사항을 개선하고 나면 사용하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던 저희는 근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 방문했습니다.
인천기지에서 배차 및 상차, 출차 작업은 야간에 이루어져요. 저희는 4월 어느 날 밤 인천기지에 방문했답니다!
2.1 안 쓰는 이유 첫 번째 : 현장 프로세스와의 괴리
현장에 방문한 저희는 배차 담당자분들과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동 물량 카운팅 및 배차, 상차, 출차 과정을 관찰하였습니다.
그 결과 크게 세 가지 TMS를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를 찾아냈습니다.
1.
예상 수량 기반 배차 생성
a.
실 수량과 괴리가 있는 Unit 기반 환산 방식으로 배차 생성
b.
다양한 차량유형 (차량톤수, 차폭 등)이 고려되지 않은 단일 유형의 배차 생성 및 물량 분배
2.
정보 수정의 유연성 부족
a.
계획과 실행의 프로세스가 분리되지 않음
b.
현장 Case를 적용하려면, 운영관리자 – 운송사 양측 승인과 변경이 필요한 상황
3.
주어진 시간 대비 너무 오래 걸리는 배차 과정
a.
운송사 지정 및 왕복/편도 개별 등록 필요
b.
배차별 기사님 개별 배정 필요
c.
운임 정보 개별 등록 (실제 계약된 운임 구조 반영 안 됨)
이러한 현장 프로세스와의 괴리로 ‘바쁘게 움직이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2.2 안쓰는 이유 두 번째 : 강력한 경쟁자 엑셀(Excel)
당시 현장에서는 엑셀을 활용하여 배차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운송사와의 계약 구조(정규차와 용차 등)와 차량 유형별 적재 가능한 수량을 반영하여 고정 차량에 자동으로 이동 물량을 분배하고, 정보 수정이 유연한 엑셀의 특성을 활용해 배차 정보 변경 및 멀티 드롭(한 차량이 여러 목적지로 운송) 적용 등 현장의 다양한 케이스에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엑셀 대비 TMS를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3. 변화 관리
3.1. 방향성 재수립
현장에서 실상을 확인한 저희는 먼저 아래와 같이 방향성을 재수립 했습니다.
1.
현장 배차 프로세스에 맞는 신규 프로세스 수립
2.
다양한 기준정보 관리를 통한 기본 배차 계획 자동화
3.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구조 및 UX 디자인
4.
계약 정보를 바탕으로 운임 산정 및 마감/정산 기능 제공
이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TMS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새로운 기능의 도입으로 인한 변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변화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3.2 Slack 채널 오픈
저희가 현장에 방문하여 문제를 확인한 뒤 가장 먼저 한 행동은 Slack 채널을 오픈한 것입니다.
TMS와 관련된 분들을 한곳에 모으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하나하나 공유하였습니다.
운영 변경사항 공유부터, TMS 개선 관련 기획 리뷰, 현장 베타 테스트 수행, 운영 배포 후 피드백 수렴 등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첫 현장 방문 이후에도 수시로 현장에 방문하여 인터뷰 및 현장 프로세스를 관찰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장에서도 TMS를 사용해야 한다는 공감과 의지를 가져 주셨습니다.
3.3 현장 요구사항 수용
현장에서 TMS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개선 사항들을 지속 요청 주셨습니다.
현재 기능에서 최소한의 개선을 통해 TMS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습니다.
대체 차량 등록 기능, 운송사 선택 방식 간소화, 기사 지정 가능 조건 변경, 계약 유형 추가 등 현장 Use Case 들을 반영하여, TMS로 배차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을 하나하나 추가해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도 바쁘게 움직이는 현장에서 엑셀을 대체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결과: 실패
– 엑셀과 병행하며 배차 담당자 한명이 별도로 하나 하나 입력하는 수준에 그침
3.4 일단 정산 기능 부터 제공
TMS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운송사 운송료 정산 기능입니다.
정산 기능 주 목표는 당일 수행된 배차 이력으로 양사간 계약 정보를 반영하여 신뢰할 수 있는 정산 금액을 산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TMS를 통해 배차를 하고 있지 않아, 정산할 배차 정보가 TMS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엑셀로 진행한 배차 결과를 TMS에 등록하고, 등록된 결과 기반으로 마감 및 정산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결과: 성공
– 배차 결과가 TMS에 전부 기록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산 금액 산출을 할 수 있게 됨
– 사용자로부터 엑셀로 정산 금액을 산출하는 것 보다 낫다는 평을 받음
마감/정산 기능은 TMS를 매일 사용하는데 익숙해지고, TMS를 더 필요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마감 및 정산을 위해서 위해 운송사와의 계약 구조를 분석하였고, 초기 버전에는 없던 다양한 기준 정보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곧 배차 프로세스 개선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4. 다시 태어난 TMS
드디어 지난 2024년 3월 우아한형제들의 물류플랫폼 TMS(운송관리시스템)가 ‘배차 시스템화 프로젝트’ 오픈과 함께 대대적으로 개편되었습니다.
4.1 프로젝트 요약
1.
배차 단계를 계획과 실행으로 분리하여 기존 수기(엑셀) 사용에서 프로덕트를 통한 최적화된 배차 프로세스를 제공하였습니다.
2.
고정 계약 차량에 대한 배차 자동 생성 및 출고 물량 자동 분배 기능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제공하였습니다.
3.
엑셀을 통해 수기로 관리하던 배차의 전 과정을 TMS로 시스템화하여 배차 전 과정의 이력을 가시화하였습니다.
a.
출고 물량 카운팅 및 차량 관제, 입출차 이력, 마감/정산 등 배차의 전 과정을 시스템화
현장 사용 사진
PDA를 이용해 출고 물량을 입력하는 모습과 작업 진행 상황을 TMS에 등록하는 모습
4.2 프로젝트 성과
4.2.1 수기 배차업무 100% TMS 전환
결과: 성공
– 운영 배포 이후 수기(엑셀) 업무 병행사용/ 모니터링 기간을 거쳐 4월 1일 부로 배차 업무 100% TMS 사용하고 있습니다. (엑셀 미사용)
4.2.2 배차 전 과정 이력을 가시화
결과: 성공
– 수기 배차 업무가 100% TMS로 시스템화 되면서 배차를 계획하는 단계부터 운송사에게 운임을 정산해주는 모든 과정의 이력이 TMS에 남게 되었습니다.
4.2.3 배차 계획 30분 내 완료
단순히 배차 계획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닌 배차 계획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배차 계획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가능한 부분은 자동화하였습니다.
또한 한눈에 잔여 물량과 차량 별 적재 가능 수를 확인할 수 있고, 색깔을 적용하여 동일 권역을 구분하기 쉽게 하는 등 수동으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 역시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사용자 사용성을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하였습니다.
결과: 성공
– 30분 내 배차 계획 완료라는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었습니다.
5. 배운 점
5.1 키워드 1: 현장
물류플랫폼의 특성상 현장 사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입니다.
현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개발 요건으로 정리하여 가지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잘 정리해 주시긴 하지만 현장 사용자분들은 우리 프로덕트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주 업무가 아니다 보니 가끔은 요청 내용 이상을 봐야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현장을 온전히 이해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야 합니다.
IT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니까요.
지속적으로 현장에 방문하고 이해하려 했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열쇠였던 것 같습니다.
5.2 키워드 2: 공감
또 한 가지는 배운 점은 공감의 중요성입니다.
‘이미 엑셀로 배차 잘 하고 있는데, TMS 꼭 써야 돼?’
‘바쁜 와중에 이거 또 익히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려나…’
‘우리한테 필요한 걸 다 만들어 줄 수 있겠어?’
이와 같이 현장 사용자들은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내부 사용자를 대상으로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대안이 있는 경우 쓸 이유보다는 쓰지 않을 이유를 찾는 모습을 많이 경험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함께해 주신 우아한청년들 담당자분들도 TMS 사용의 필요성을 공감해 주셨고, 바쁘신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변화 관리를 위해 Slack 채널을 통해 적극 소통하고,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현장까지 쫓아가 질문하고, 또 경청하는 과정을 통해서 더욱 공감을 자아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긴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도와주신 담당자분들 덕분에 TMS가 100% 사용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6. 앞으로의 TMS
알고 보니 시중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TMS가 많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뿌듯)
하지만 사용 가능한 프로덕트가 된 TMS는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물류를 효율화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TMS가 되기 위한 숙제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숙제를 아주 간단하게 공유하며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6.1 적용 범위 확대
현재의 TMS는 인천기지에서 서울/경기/충청권 피패킹센터로 이동하기 위한 배차만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우아한 형제들에서 운송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동 중인 상품의 상세 정보를 관리하고,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OMS(Order Management System) 등 다른 물류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좀 더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6.2 최적화 (Optimization)
물류플랫폼에서 꼭 언급되는 키워드인 최적화를 앞으로 달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M/L, AI 등 다양한 IT 기술을 기반으로 시간과 비용 관점에서의 최적화를 달성하고자 합니다.